묵은지와 삼겹살, 두 가지 요리법
삼겹살 한 팩과 묵은지가 있으면 사실 고민할 게 별로 없습니다. 신 김치의 산이 돼지기름을 잡아주고, 기름은 다시 김치의 거친 신맛을 눅여줍니다. 오래 끓일 시간이 있느냐 없느냐, 그것만 정하면 됩니다.
재료
삼겹살 500~600g(4인분), 묵은지 1/4포기. 그 밖에 대파, 마늘, 청양고추, 설탕, 들기름 정도면 충분합니다.
1. 묵은지 김치찜 — 시간이 있을 때
고기가 넉넉할 때는 이쪽이 낫습니다. 한 냄비 끓여두면 다음 날 더 맛있습니다.
묵은지는 씻지 않습니다. 속만 툭툭 털어내면 됩니다. 물에 헹구면 신맛이 빠지는 대신 감칠맛까지 같이 빠져나갑니다.
냄비 바닥에 김치를 깔고 그 위에 삼겹살을 통째로 올립니다. 썰지 마세요. 덩어리째 익혀야 육즙이 안에 갇힙니다. 김치 잎 사이사이에 고기를 끼워 넣어도 좋습니다.
쌀뜨물을 재료가 잠길 만큼 붓습니다. 없으면 그냥 물이어도 되지만, 쌀뜨물이 신맛을 부드럽게 눌러줍니다. 여기에 대파, 마늘, 청양고추, 설탕 한 숟갈, 들기름 한 바퀴.
뚜껑을 덮고 센 불에 올렸다가 끓어오르면 약불로 줄여 40~50분. 젓가락이 고기에 쑥 들어가면 다 된 겁니다. 고기를 꺼내 도톰하게 썰어 김치와 함께 담습니다.
설탕은 단맛을 내려는 게 아니라 신맛을 잡는 용도입니다. 김치가 많이 시었으면 조금 더 넣고, 덜 시었으면 빼도 됩니다. 정해진 양보다 김치 상태를 보고 정하는 게 맞습니다.
2. 묵은지 삼겹살 볶음 — 시간이 없을 때
20분이면 끝납니다.
삼겹살을 한입 크기로 썰어 기름을 두르지 말고 센 불에 먼저 볶습니다. 삼겹살에서 기름이 충분히 나옵니다.
고기 겉면이 익으면 나온 기름을 반쯤 따라내고, 썬 묵은지를 넣어 같이 볶습니다. 기름을 다 버리면 퍽퍽해지고, 그대로 두면 느끼해집니다. 반쯤이 적당합니다.
설탕, 고춧가루, 다진 마늘을 넣고 김치 숨이 죽을 때까지 볶다가 마지막에 들기름과 참깨로 마무리합니다.
밥에 얹어 먹거나 상추에 싸서 먹습니다. 술안주로도 좋습니다.
무엇을 고를까
600g 가까이 되면 4인분이라 찜 쪽이 양을 감당합니다. 두부와 밥만 있으면 한 끼가 완성됩니다. 볶음은 둘이서 가볍게 먹거나 술상을 차릴 때 어울립니다.
곁들임
찜에는 두부, 볶음에는 상추. 둘 다 김에 밥을 싸서 곁들이면 좋습니다. 남은 국물은 다음 날 라면 국물로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