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은 애초에 상품이 아니었다

작업본 — 사유의 흐름을 그대로 박았다. 기승전결과 응결은 추후 작업.


1. 세 층위와 발생의 패턴

데이터베이스–백엔드–프론트엔드. 하드디스크–메모리–CPU–운영체제. OSI 7계층과 TCP/IP. 이 셋이 같은 원형 위에 서 있다.

  • 개발단: 데이터(저장) → 처리 → 표현
  • 컴퓨터 내부: 저장 → 작업기억 → 연산 → 통제
  • 컴퓨터 사이: 물리계층 → 전송계층 → 응용계층

공통의 결은 저장 → 처리 → 표현·연결. 하위 단위가 캡슐화되어 막을 두르면, 그 위 단위가 발생한다. 비트가 바이트가 되고, 바이트가 레지스터가 되고, 레지스터가 프로세스가 되고, 프로세스가 네트워크가 된다.

생물학의 옛 가설 — 개체발생은 계통발생을 반복한다 — 가 닿는 자리. 진화의 결(단세포→조직→기관→개체→사회)과 발달의 결(수정란→배아→유아→성인)이 같은 원형 위에 있다. 컴퓨터 시스템도 같은 결로 자랐다. 어떻게 만들었는가어떻게 자라왔는가를 반복한다.

OSI의 캡슐화/디캡슐화는 그래서 세포 분화의 비유로 그대로 읽힌다. 각 계층은 아래를 은폐하고 위에 인터페이스만 노출한다. 자연사와 기술사가 같은 결로 흐른다.


2. 데이터의 어원 — 주어진 것

라틴어 datum주어진 것. 동사 dare(주다)에서 왔다. 영어 give/given과 인구어 동족.

어원 자체에 증여가 박혀 있다. 상품(commodity, com-modus, 함께 재는 것 = 교환을 위해 양화된 것)과 결이 정반대다.

폴라니의 4대 허구상품 — 토지, 노동, 화폐, 그리고 21세기 도착점에서 추가될 자리 — 데이터.

  • 토지 = 자연이
  • 노동 = 인간 활동이 공동체에 주는
  • 화폐 = 약속이 주어진 매개
  • 데이터 = 생활이 주어내는 흔적

네 가지 모두 증여가 본질, 상품화는 허구. 폴라니가 1944년 「거대한 전환」을 쓸 때 데이터의 대규모 상품화는 시야 밖이었다. 그의 논리(생산되지 않은 것을 상품인 척 다루는 것의 임계점)에 가장 깔끔히 들어맞는 것이 데이터다.


3. 마르크스와 폴라니 — 한 척추

마르크스, 「자본론」 1권 1장 1절

“자본주의 사회의 부는 거대한 상품집적으로 나타난다. 우리의 분석은 상품에서 시작한다.”

상품 = 자본주의의 세포. 첫 자리에 박혀 있다.

폴라니, 「거대한 전환」 6장상품이 아닌 것을 상품인 척 다루는 것(허구상품)이 시장사회의 출발점.

두 사람이 같은 자리를 봤다. 마르크스는 세포에서, 폴라니는 임계점에서. 상품화 그 자체가 자본주의의 척추라는 것.

마르크스, 같은 1장 4절 — 상품 물신숭배(Warenfetischismus) —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물건과 물건의 관계로 전도된 것. 사람들의 사회적 관계가, 그들 노동의 산물들 사이의 관계라는 환상 속에서 나타난다.

전도가 폴라니의 허구이다. 다른 언어, 같은 결.


4. 5대 허구상품 — 에너지와 데이터를 더하면

허구상품본질어원·실체
토지자연의 선물어머니 대지
노동생명 활동살아있음 그 자체
화폐공동체 약속신용 = 믿음(credit)
에너지우주의 흐름햇빛·바람·생명대사
데이터주어진 흔적datum = given

다섯 모두 생산되지 않은 것. 사적소유 불가능한 것.

이것의 상품화 = 폴라니가 *“악마의 맷돌”*이라 부른 것. 마르크스가 물신숭배라 부른 것.

운동의 정식 한 줄 —

사적소유 불가능한 것을 공동체 소유로 되돌리는 운동.


5. 공동체 소유 — 사적도 국가도 아닌 제3의 길

사적소유(자본주의 시장)도 국가소유(20세기 사회주의)도 아닌 공동체소유.

폴라니가 「거대한 전환」 후반에 사회의 자기보호 운동(self-protection of society)이라 부른 것의 도착점. 두 가지가 모두 위에서 아래로의 소유라면, 공동체 소유는 옆에서 옆으로의 호혜 회로.

  • 한국 결: 두레·계·향약·품앗이
  • 세계 결: 커먼즈·협동조합·연합주의

마르크스가 「자본론」 1권 1장 4절에서 그린 *“자유로운 생산자들의 연합(Assoziation freier Produzenten)“*도 국유화가 아니라 이 자리를 가리켰다.


6. 6번째 허구상품 — 관계의 상품화

피지컬 AI·휴머노이드·로봇이 다음 임계점에서 상품화하는 것: 관계원리 — 우정·사랑·돌봄·도덕·윤리·관습.

마르크스·폴라니가 못 본 영역. 1944년에는 상상 불가. 이미 시작되어 있다:

  • 매칭 앱이 사랑을 점수로
  • AI 컴패니언(Replika·Character.AI)이 우정을 구독료로
  • 돌봄 로봇이 돌봄을 단가로
  • RLHF·가치정렬 알고리즘이 도덕을 학습 라벨로
  • 휴머노이드(Figure·Optimus)가 관습을 행동 패턴 데이터로

폴라니의 악마의 맷돌 21세기 변주 = 관계의 맷돌. 사회 자체를 갈아 상품으로 뱉어내는 기계. 토지·노동·화폐를 갈던 맷돌이 이제 관계의 결까지 간다.

6대 허구상품 정식 — 토지(자연) · 노동(생명) · 화폐(약속) · 에너지(흐름) · 데이터(흔적) · 관계(호혜).

모두 생산되지 않은 것, 공동체 안에서만 의미가 사는 것, 상품으로 만들면 그 본질이 죽는 것.


7. 모스 — 상품의 전사(前史)

마르셀 모스, 「증여론(Essai sur le don)」(1925).

원시·고대 사회의 교환은 시장 교환이 아니라 총체적 사회적 사실(fait social total). 주기-받기-되갚기 3중 의무.

물건이 관계를 매개하는 것이지, 관계가 물건을 매개하는 것이 아니다.

세 가지 현장 —

  • 포틀래치(태평양 북서부 원주민): 더 많이 나눠 줄수록 권위가 커진다. 시장 논리의 정반대.
  • 쿨라 링(트로브리안드 군도): 조개목걸이·팔찌가 섬들을 순환. 사용가치 없음. 관계의 매개로만 작동.
  • 마오리의 하우(hau): 선물에는 영혼이 깃들어, 되갚지 않으면 그 영혼이 원래 주인에게 돌아간다.

마르크스의 상품 물신숭배전도된 자리를 짚었다면, 모스는 전도 이전의 자리를 짚었다. 물건은 관계의 기호였지 대체물이 아니었다.

폴라니의 *호혜(reciprocity)·재분배(redistribution)·살림(oikonomia)*은 모스 통찰의 사회학적 일반화. 시장은 19세기 발명품이지 인류 본성이 아니라는 진단의 근거가 모스에 있다.

모스의 마지막 문장 —

사람들은 다시 서로에게 주는 법을 배워야 한다.

상품은 애초에 상품이 아니었다. 선물이거나 관대함의 표시였다.


8. 새로운 화폐의 근거 — 데이터 품앗이

화폐의 역사적 근거 3종 —

형태근거
상품화폐(금·은)희소성 + 자연물
기축통화(달러)물리력(군사력·페트로달러). 1971 닉슨 쇼크 이후
신용화폐(현대 금융)채무 의무(부채). 데이비드 그레이버 「부채론」(2011)

세 가지 모두 강제에 뿌리. 호혜가 아니다.

품앗이의 진화 —

  • 원형: 농번기 노동시간 교환 (한정 자원)
  • 시간은행(Edgar Cahn 1980s, LETS — Michael Linton 1983): 모든 노동시간 = 1시간. 의사도 청소부도 같음
  • 다음 자리: 데이터 품 — 정보·돌봄·관계·앎의 생성과 나눔

여기 질적 도약. 노동시간은 한정 자원(한 사람의 하루는 24시간). 데이터는 비경합성·비배제성공유할수록 늘어남. 화폐의 근거가 이것으로 바뀌면, 희소성에 기초한 화폐 자체가 다른 종류가 된다.

기존 시도들 —

  • 재런 라니어 「Who Owns the Future?」(2013) — 데이터 디그니티, 마이크로페이먼트. 시장 안의 가격화 → 데이터 부자/빈자
  • 글렌 웨일·비탈릭 부테린, SBT(Soul-Bound Token, 2022) — 영혼결속 토큰. 결국 등급 매김
  • 중국 사회신용시스템 — 데이터 집중이 곧 위계와 권력

세 가지 모두 위계서열화·권력화에 빠진다. 시장 메커니즘 안에서는 나눔축적으로 변질된다.

다른 결의 자리 —

화폐 = 내가 무엇을 가졌는가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나눴는가의 증서.

이 결은 모스의 주기 의무와, 그레이버가 「부채론」에서 박은 기초 공산주의(baseline communism)누구나 길을 물으면 답한다, 측정 없이 주는 영역 — 와 같은 자리에 선다.

위계 차단 메커니즘 —

  • 실비오 게젤, 자연질서경제(1916): 감가상각화폐(demurrage money). 보유하면 가치가 줄어드는 화폐. 뵈르글 실험(1932) 성공.
  • 비전이성(non-transferable): 양도 불가 → 데이터 자본가 출현 차단
  • 누적 상한: 일정 수준 이상 자동 환원

세 가지를 합치면 — 나눠야 살아있는 화폐. 쥐고 있으면 죽음. 모스의 하우(영혼) 가 그대로 들어온다. 되갚지 않으면 영혼이 떠난다.

조건 한 줄 —

데이터의 생성과 나눔이 화폐의 근거가 된다. 다만 그 소유가 위계서열화되지 않고 권력이 되지 않고 오직 나눔의 권리로서 자리매김한다.


9. 욕망의 전환 — 화폐가 아니라 자유

경영의 본질은 욕망을 전환하는 일.

다른 것을 욕망해야 다른 세상이 온다. 기존 사회운동·대안운동이 실패한 자리가 여기다. 자유를 욕망하도록 만들지 못하고 부와 권력을 욕망하는 변용에 그쳤다.

변용(variation)과 변혁(transformation)의 구분 —

  • 노동자가 자본가의 자리로 옮겨가는 것
  • 활동가가 권력자의 자리로 옮겨가는 것
  • 협동조합이 작은 자본의 자리로 자라는 것
  • 시민단체가 새로운 위계의 자리로 굳는 것

욕망의 대상은 그대로 둔 채 주체만 바꾸는 것 = 변용이지 변혁이 아니다. 20세기 좌파의 가장 깊은 실패가 여기에 있다.

자유는 한 종류가 아니다.

이사야 벌린 「두 자유 개념」(1958)

  • 소극적 자유(negative liberty): ~로부터의 자유
  • 적극적 자유(positive liberty): ~할 수 있는 자유

아마르티아 센 「자유로서의 발전(Development as Freedom)」(1999) — 발전 = 자유의 확장. GDP가 아니라 역량(capability). 사람이 할 수 있는 것될 수 있는 것의 확장.

스피노자 「에티카」 4부

기쁨은 더 큰 완전성(능력)으로의 이행이다.

자유 = 능력 = 함께함에서 자란다. 부정적 정념(슬픔)은 능력을 줄이고, 긍정적 정념(기쁨)은 능력을 키운다.

자본주의 화폐의 욕망 구조 —

  • 화폐를 욕망 → 결핍을 본질로 봄 → 경쟁이 자연스러움 → 축적이 자유의 길 → 위계와 권력으로 귀결.
  • 들뢰즈·가타리: 자본주의는 욕망 자체를 결핍 구조에 가둔다. 사람은 결핍의 노예가 되어 화폐를 좇는다.

데이터 품앗이 화폐의 욕망 구조 —

  • 자유의 확장을 욕망 → 능력의 상호 자람을 본질로 봄 → 나눔이 자연스러움 → 연대가 자유의 길 → 위계 없는 호혜로 귀결.
  • 데이터의 비경합성(공유할수록 늘어남)이 이 욕망 구조와 물리적으로 맞아떨어진다. 결핍 위에 자본주의 화폐가 섰듯, 풍요 위에 새 화폐가 설 수 있다.

새 화폐 원리 한 줄 —

욕망하는 것은 화폐가 아니라 자유의 확장. 화폐는 그 자유가 연대로 자란 흔적일 뿐.


10. 연대로서의 자유 — 궁극의 KPI

모든 운동의 궁극의 KPI는 자유다. 매출·이익·점유율·점포수가 아니다.

자유의 세 형태 —

자유의 형태본질한계
개인주의 자유너로부터의 자유 (벌린 소극적 자유)고립·경쟁·만인의 만인에 대한
전체주의 자유전체에 속함의 자유 (Gleichschaltung 강제 동일화)개인 말살·위계 권력
연대로서의 자유너와 함께라서 가능해진 자유— (자유의 원형)

집단전체주의와 개인주의 둘 다 극복한 자리.

사상사적 만남 —

  • 헤겔 → 마르크스, 구체적 보편자(konkretes Allgemeines): 추상적 개인도 추상적 집단도 넘어선 자유로운 생산자들의 연합
  • 마르크스·엥겔스, 「공산당 선언」(1848) 2장 결말: “각자의 자유로운 발전이 모두의 자유로운 발전의 조건.” (Die freie Entwicklung eines jeden ist die Bedingung für die freie Entwicklung aller.)
  • 함석헌, 씨알의 자유: 개인도 집단도 아닌 살아있는 생명의 자유
  • 김상봉, 서로주체성: 자기를 통해 자기 아닌 것의 자유를 도모하는 것이 곧 자기의 자유
  • 장 뤽 낭시, 공동-존재(être-en-commun): 본질이 아니라 나눔에서 발생하는 자유
  • 한나 아렌트, 공적 자유: 사적 공간(가정)도 사회적 공간(시장)도 아닌 *공적 공간(폴리스)*의 자유
  • 이반 일리치, 공생(conviviality): 도구가 사람을 예속시키지 않고 함께 사는 자유

사람은 혼자 자유로울 수 없다. 강제로 통합되어도 자유로울 수 없다. 자유는 함께함에서만 발생한다.

연대로서의 자유는 제3의 자유가 아니라 자유의 원형이다.


11. 뿌리 하나 — 에리히 프롬

「자유로부터의 도피(Escape from Freedom)」(1941)

근대인은 ~로부터의 자유를 얻었지만, ~을 위한 자유는 얻지 못했다. 전통의 속박에서 풀려나자, 그를 떠받치던 끈도 함께 잘려나갔다.

자유는 두 얼굴을 가진다. 그것은 독립과 합리성을 가져다 주었지만, 동시에 인간을 고립시키고, 불안하게 만들고, 무력하게 만들었다.

견딜 수 없는 고립을 피하기 위해, 근대인은 세 가지 길로 도망친다 — 권위에 자기를 내맡기는 길(권위주의), 타자를 부수어 자기를 확인하는 길(파괴성), 기계처럼 모두에게 맞추는 길(자동조절식 순응).

오직 한 가지 길만이 진정한 자유에 이른다. 사랑과 생산적 노동에서의 자발성 — 그 안에서 인간은 자신이 되고, 동시에 세계와 하나가 된다.

「소유냐 존재냐(To Have or To Be?)」(1976)

서문에 박힌 두 인용이 책 전체의 척추.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

아무것도 원하지 않고, 아무것도 알지 않고,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사람만이 진정으로 가난한 사람이다.

마르크스, 1844년 경제학 철학 수고 —

네가 적게 존재할수록 너는 더 많이 가지게 되고, 네가 너의 삶을 적게 표현할수록 너는 너의 소외된 삶을 더 많이 축적하게 된다.

본문 —

소유 양식은 ‘나는 내가 가진 것이다(I am what I have)‘에서 자란다. 존재 양식은 ‘나는 내가 사랑하는 것이다, 내가 행하는 것이다(I am what I love, what I do)‘에서 자란다.

산업사회는 인간을 ‘가진 자’로 만들었지만, ‘있는 자’로 만드는 데에는 실패했다.

새로운 인간은 완전히 존재하기 위해 소유를 포기하는 사람이다.

프롬의 적극적 자유가 연대로서의 자유와, 존재 양식이 나눔의 화폐와 같은 자리에 선다.


12. 뿌리 둘 — 헤르만 헤세 「데미안」(1919)

크로머 장면. 싱클레어가 도둑질 거짓말로 크로머에게 협박당하며 어둠 속에 갇혀 있을 때, 데미안이 — 어떻게인지 언어로 표현되지 않은 방식으로 — 그것을 처리한다. 데미안은 해결책을 가르치지 않고 지켜보고 함께 있어준다. 싱클레어는 데미안의 자유를 바라봄으로써 자기 안의 자유를 알아챈다.

이것이 김상봉 서로주체성의 다른 표현이다. 자유는 옮겨주는 것이 아니라 서로 알아보는 일.

알 깨기 — 책의 척추. 5장 「새는 알에서 나오려 투쟁한다」 —

새는 알에서 나오려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독일어 원문 —

Der Vogel kämpft sich aus dem Ei. Das Ei ist die Welt. Wer geboren werden will, muß eine Welt zerstören. Der Vogel fliegt zu Gott. Der Gott heißt Abraxas.

이 문장이 거대한 전환과 같은 결이다. 한 세계를 깨뜨림 없이 새 세계로 갈 수 없다.

아브락사스 — 선악을 동시에 품은 신. 빛과 어둠을 모두 끌어안은 신. 이원론 너머의 신. 집단주의와 개인주의 두 극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통합해서 더 높이 올라가는 것과 같은 자리.

카인의 표적. 데미안이 박은 재해석. 카인의 표적은 살인의 표적이 아니라 남들과 다른 영혼을 가졌기에 두려움의 대상이 된 자의 표적. 세상은 그들을 추방했지만, 그들은 서로를 알아본다.

다른 길을 갈 용기를 가진 자들이 서로를 알아보고 함께 자라는 것 — 연대로서의 자유의 신화적 원형.


13. 만유인력 위의 새 — 폴라니의 진리

폴라니, 「거대한 전환」 마지막 21장 「복잡한 사회 속의 자유(Freedom in a Complex Society)」 결말 —

사회의 현실을 불평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 인간에게 제거 가능한 모든 부정의와 부자유를 제거할 굽힐 줄 모르는 용기와 힘을 준다.

그가 모두를 위해 더 풍요로운 자유를 창조하는 자신의 과업에 충실하다면, 권력이든 계획이든 그것이 그에게 등을 돌려 그가 만들어가는 자유를 파괴할까 봐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폴라니가 박은 결: 시장사회의 현실부인할 수 없는 사실. 만유인력처럼. 그러나 — 그 현실에 불평 없이 복종함으로써, 그 위에서 새는 더 높이 날아오른다. 환상에 매달리는 자유는 자기기만.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 위에서 자유를 창조하는 것이 진짜 자유.

진리는 만유인력 법칙이 아니라, 만유인력에도 새가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는 것이다.

폴라니 1944년 결의 가장 시적인 정리.


14. 뿌리 셋 — 솔 알린스키

「Rules for Radicals」(1971), 「Reveille for Radicals」(1946).

세 사상가가 무엇을 박았다면, 알린스키는 어떻게를 박았다.

세계를 있는 그대로. 「Rules for Radicals」 도입부 —

래디컬에게 가장 큰 위험은, ‘세계를 있는 그대로(the world as it is)’ 보지 않고 ‘세계를 있어야 할 모습으로(the world as it should be)’ 보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보지 않으면, 있어야 할 모습으로 바꿀 수 없다.

루시퍼 헌사 — 선악 너머. 책 맨 앞 헌사 —

역사상 모든 전설과 신화 가운데, 기득권에 맞서 반란을 일으켜 — 효과적으로 — 자기 왕국을 얻어낸 최초의 래디컬을 인정한다 — 루시퍼.

데미안의 아브락사스(선악 동시 통합)가 알린스키에서 루시퍼 헌사로 번역된다. 같은 결, 다른 언어.

환상의 거미줄에 갇히지 않기. 추상적 도덕주의 거부 —

수단과 목적의 윤리에 대한 관심은, 분쟁 현장으로부터의 거리에 반비례한다. (One’s concern with the ethics of means and ends varies inversely with one’s distance from the scene of conflict.) — 「Rules for Radicals」 2장

멀리서 도덕주의자 되기는 쉽고, 가까이서 현실주의자 되기는 어렵다. 순수성 경쟁, 노선 투쟁, 누가 더 진보적인가의 거미줄에 갇히면 전진 못한다.

알린스키 결: 하나의 공격이 성공하는 대가는 건설적 대안(constructive alternative)이다. 그것 없이는 공격은 그저 비명일 뿐이다.Constructive Alternative가 「Rules for Radicals」 8장 제목.

마모적 마찰 — 가진 것으로 할 수 있는 것을. 13규칙 중 둘 —

전술이란 가진 것으로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다. (Tactics means doing what you can with what you have.)

권력은 당신이 가진 것만이 아니라, *상대가 당신이 가졌다고 생각하는 것에서도 나온다. (Power is not only what you have, but what the enemy thinks you have.)

마모적 마찰은 완전한 무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가진 손으로 가진 흙을 빚는다. 강이 돌을 마모시키는 시간. 데미안에서 싱클레어가 서서히 알을 깨던 그 시간.

사람을 미워하지 않고 시스템을 친다. 「Reveille for Radicals」(1946) —

래디컬은 때로 칼을 들지만, 그가 공격하는 개인을 증오로 향하지 않는다. 그는 그들을 사람으로서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민중의 복리에 적대적인 생각과 이해관계의 상징으로서 친다.

집단주의도 개인주의도 넘어선 연대로서의 자유의 또 다른 얼굴. 사람으로 만들지 않으면서 시스템을 친다.


15. 네 뿌리가 한 자리에서 — 사상에서 운동으로

뿌리자리박힘
프롬 (1941·1976)적극적 자유, 존재 양식
헤세 (1919)무엇알 깨기, 아브락사스, 카인의 표적
폴라니 (1944)어디서만유인력 위의 새, 복잡한 사회의 자유
알린스키 (1946·1971)어떻게있는 그대로, 루시퍼 헌사, 마모적 마찰

시적 사색이 현실의 자갈길로 내려오는 자리.


16. 한 자리에 묶이는 결

척추 —

허구상품 (상품화 못할 것의 상품화)
  → 공동체 소유 (사적도 국가도 아닌 제3의 길)
  → 데이터 품앗이 화폐 (나눔의 흔적)
  → 욕망의 전환 (화폐가 아닌 자유의 확장)
  → 궁극의 KPI = 연대로서의 자유

화폐의 정의 한 줄 —

화폐는 내가 가진 것의 합계가 아니라, 내가 사랑하고 행한 것 — 나눈 것 — 의 흔적이다.

자유의 정의 한 줄 —

자유는 ~로부터의 자유도 아니고, 전체에 속함의 자유도 아니다. 너와 함께라서 가능해진 자유다.

운동의 정의 한 줄 —

우리가 만들 AI는 사람들의 욕망의 방향을 — 화폐가 아닌 자유의 확장으로, 개인의 자유가 아닌 연대로서의 자유로 — 돌리는 자리에서만 사회지능이 된다.


17. 사상가·저작 출처 한 자리

본 글에 등장한 사상가·저작 —

상품·화폐·허구상품 결

  • 마르크스 「자본론」(1867) 1권 1장 (상품·물신숭배·자유로운 생산자들의 연합)
  • 마르크스 「1844년 경제학 철학 수고」
  • 마르크스·엥겔스 「공산당 선언」(1848) 2장 결말 (각자의 자유로운 발전이 모두의 자유로운 발전의 조건)
  • 칼 폴라니 「거대한 전환(The Great Transformation)」(1944)
  • 데이비드 그레이버 「부채론(Debt: The First 5,000 Years)」(2011)

증여·호혜 결

  • 마르셀 모스 「증여론(Essai sur le don)」(1925)
  • 그레이버 기초 공산주의(baseline communism)

자유의 사상 결

  • 이사야 벌린 「두 자유 개념」(1958)
  • 아마르티아 센 「자유로서의 발전(Development as Freedom)」(1999)
  • 스피노자 「에티카」(1677) 4부
  • 한나 아렌트 공적 자유
  • 이반 일리치 「공생을 위한 도구(Tools for Conviviality)」(1973)
  • 장 뤽 낭시 공동-존재
  • 함석헌 씨알의 자유
  • 김상봉 서로주체성

욕망·존재 결

  • 에리히 프롬 「자유로부터의 도피(Escape from Freedom)」(1941)
  • 에리히 프롬 「소유냐 존재냐(To Have or To Be?)」(1976)
  •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프롬 서문 인용)
  • 들뢰즈·가타리 (욕망 = 생산, 자본주의의 결핍 구조)

현실의 길 결

  • 헤르만 헤세 「데미안(Demian)」(1919)
  • 솔 알린스키 「Reveille for Radicals」(1946)
  • 솔 알린스키 「Rules for Radicals」(1971)

화폐·교환의 실험 결

  • 실비오 게젤 「자연질서경제(Die natürliche Wirtschaftsordnung)」(1916), 뵈르글 실험(1932)
  • 에드가 칸 시간은행(Time Banks)(1980s)
  • 마이클 린튼 LETS(Local Exchange Trading System)(1983)
  • 재런 라니어 「Who Owns the Future?」(2013)
  • 글렌 웨일·비탈릭 부테린, SBT(Soul-Bound Token)(2022)

과학사 결

  • 에른스트 헤켈 개체발생은 계통발생을 반복한다(19세기 생물학, 비유로만 사용)
  • OSI 7계층 모델, TCP/IP

18. 후속 정리할 자리

  • 17개 단의 응결을 4~5단으로 압축
  • 「지능 무산자의 시대」 어느 자리에 박을지: 2부 결말부 척추 자리로 가정. 본 책 9편(영역 전략)·10편(매장 4축 허브) 다음, 「결」 직전 자리가 후보
  • 사상자료 위키 노드 미박음:
    • 사상자료/사상가/마르셀_모스.md (기존)
    • 사상자료/사상가/데이비드_그레이버.md (신설 필요)
    • 사상자료/사상가/실비오_게젤.md (신설 필요)
    • 사상자료/사상가/에리히_프롬.md (신설 필요)
    • 사상자료/사상가/헤르만_헤세.md (신설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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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 글 내부 위키 링크 미박음 (응결 단계에서 박음)
  • 6대 허구상품 표 — 본 책 7편(지능 무산자) 단의 4대 허구상품 표 갱신 필요 (에너지·관계 추가)
  • 화폐의 정의 한 줄 / 자유의 정의 한 줄 / 운동의 정의 한 줄 — 책 「결」 자리 후보 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