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기는 싸졌고 되게 하기는 안 싸졌다

AI 창업 대행 서비스 Polsia의 1년을 다룬 영상(마일드코드, 2026-08-30, 10분 42초)을 한국어 원어 자막으로 읽고 정리했다. 영상은 창업자 본인이 유튜브에 올린 다큐를 소재로 삼는다.

🔴 먼저, 숫자의 지위

아래 수치는 영상 화자가 인용한 것(투자사 발표·언론 기사 재인용)이고 이 정리에서 따로 검증하지 않았다. 자동 생성 자막이라 고유명사 표기도 흔들린다(서비스명이 폴시아·펄시아·홀시아로 섞여 나오고, 창업자 이름은 ‘벤 세라’로 전사된다). 규모의 감을 잡는 용도로만 쓰고, 인용할 일이 생기면 원 출처를 다시 확인할 것.

무엇을 파는 서비스인가

가입하면 AI가 사업 아이템 선정부터 한다. 웹서버·결제계정 세팅을 몇 시간 안에 마치고, 그다음부터 여덟 개 역할을 AI가 나눠 맡는다 — 개발, 영업, 광고, 리서치, 버그 감시, 고객 응대, 결제, 소셜미디어. 매일 밤 CEO 역할을 하는 인스턴스가 깨어나 그날 할 일을 정하고 실행한다.

창업자 본인이 정리한 한 문장이 이 서비스의 성격을 가장 정확히 짚는다. 챗봇에게 마케팅을 물으면 “메타 광고가 있고, 콜드메일이 있고, 유튜브 채널이 있습니다”라고 방법을 알려준다. 이 서비스는 “제가 메타 광고 돌릴게요, 제가 콜드메일 보낼게요, 제가 유튜브 채널 만들어 드릴게요”라고 답한다. 방법을 알려주는 것과 대신 해 주는 것의 차이다.

궤적 (화자 인용 수치)

시점사건
12월출시. 유료 고객 100명
1개월연환산 매출 약 14억
2개월약 42억
3월약 64억. 언론 취재
5월약 430억 투자 유치, 기업가치 약 3,500억
8월유료 고객 1만 명 돌파 (창업 8개월)

세 개의 사건

1. 전작은 마케팅에서 졌다

이 서비스 전에 만든 제품이 있었다. 출시 석 달 뒤 다른 회사가 사실상 같은 제품을 냈고, 그쪽 창업자가 잘한 건 코딩이 아니라 트위터에서의 창업자 마케팅이었다. 결과는 상대편의 280억 투자 유치와 화제 독점이었고, 이쪽은 제품을 접었다. 본인 회고가 그대로다 — “나는 마케팅 전쟁에서 졌다.”

실력 부족이 아니었다는 게 이 대목의 핵심이다. 이 사람은 공대를 나와 대형 금융사에서 상품 만드는 부사장을 지냈고, 창업한 회사 중 하나에서 CTO로 240억을 유치했으며, 유명 스타트업의 두 번째 직원이었다. AI가 나오기 한참 전부터 20년을 제품 만들고 사업한 사람이 마케팅 하나 때문에 자기 사업에서 졌다.

그가 접으면서 내린 결론이 이 노드의 제목이다. “만드는 건 정말 쉽다. 그런데 무언가를 진짜로 되게 만드는 건 어렵다.” 그리고 덧붙였다. 도시를 옮겨 온라인에 나를 드러내고 성장에 전부를 걸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만드는 쪽이 아니라 알려지는 쪽에 걸기로 한 것이다.

2. 첫 유료 고객 10명은 대단하지 않은 방법으로 만들었다

첫 단계 목표부터 의외다. 유료 고객 단 열 명. 출시 당일을 그는 이렇게 표현한다. “출시하는 날은 정적이다. 아무도 제품을 모른다. 그런데 진짜 일은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실제로 한 일의 목록이 소박하다.

  • 예전에 실패한 제품들에서 모아둔 이메일 주소로 뉴스레터 발송 — “그 제품 만든 사람이 새 걸 냈습니다”
  • 아는 사람 전부에게 연락. 한 번쯤 보내는 건 못 볼 수도 있고, 어차피 아무도 화내지 않는다는 게 그의 논리
  • 트위터에서 하루 100개씩 댓글 달기(AI 도움을 받았다)
  • 자기 생일파티 포스터 아래에 서비스명 협찬을 박아 200명에게 배포

여기까지의 결과가 가입자 500명, 유료 100명이다. 그런데 그가 지금 제일 큰 무기로 꼽는 건 따로 있다. 유튜브 채널이다. 시작 방식도 참고할 만하다. 채널을 만들기 전에 창업자 일상을 찍는 유튜버에게 먼저 연락했고, 그 사람이 다음 날 와서 하루 종일 찍은 영상이 그 채널에서 제일 잘된 영상이 됐다. 그걸 보고 “아, 이게 이렇게 되는구나” 하고 자기 채널을 시작했다.

지금은 회사 만드는 과정을 다큐로 올린다. 주 1편이 목표고, 청구서가 얼마 나왔는지까지 공개한다. 본인 기록으로는 유료 0명에서 1만 명까지 가는 데 열 가지 넘는 방법을 썼고, 그중 레버리지가 가장 컸던 게 유튜브 채널을 시작한 것이었다. 다큐 마지막 말이 이렇다. “이제 전부가 마케팅이다. 그리고 마케팅에서 가장 강력한 도구 중 하나가 스토리텔링이다.”

3. 버는 만큼 태우고 있었다

모델이 비싸다는 건 처음부터 알았다고 한다. 그런데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고객이 이 제품을 진짜 원하는지 알아내는 게 먼저였으니까.

3월에 사용자가 500명에서 5,000명으로 뛰면서 인프라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예상보다 훨씬 길고 복잡한 작업을 시켰고, 청구서는 **월 100만 달러(약 14억)**를 넘겼다.

이 정도로 태우면 본인이 제일 먼저 알았을 것 같지만, 먼저 알아챈 건 함께 일하는 친구였다. 4월에 연락이 왔다. “야, 이번 달 AI 요금 100만 달러로 가고 있어. 완전히 미친 거야.” 그의 첫 반응은 “알아, 그런데 나 방금 투자받았잖아, 지금은 괜찮아”였다. 친구가 한 마디 했다. “아니, 내가 보기엔 안 괜찮은데.” 한참 이야기한 끝에 그가 인정한다. “맞네, 우리 지금 안 괜찮네.”

그래서 한 일이 최고 성능 모델 사용 중단, GPU 임대해서 오픈소스 모델 구동, 데이터센터에 직접 가서 서버랙 받기. 두 달 뒤인 6월 모델 사용료는 약 1억 4천만 원, 10분의 1이 됐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가 중요하다. 사용자 요청 대부분이 단순한 코드에 단순한 작업이었다. 제일 비싼 모델이 필요한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전략을 정하는 자리 하나에만 최고 모델을 남기고 나머지는 내렸다.

그런데 열에 아홉은 1달러도 못 벌었다

창업자 본인이 인터뷰에서 밝힌 숫자다. 이 서비스로 만들어진 회사 중 단 1달러라도 번 곳은 열에 하나다. AI가 코드도 짜고 광고도 돌리고 영업까지 하는데 아홉은 한 푼도 못 벌었다.

나머지 하나는 뭐가 달랐나. 실제로 써 본 사람이 남긴 후기 한 줄이 답에 가장 가깝다.

“성공을 좁게 정의할수록 이 서비스는 더 잘 작동하기 시작한다.”

통째로 맡기면 안 되고, 뭘 시킬지는 사람이 정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AI를 쓰는데 결과가 완전히 갈렸다.

넘긴 80%와 남긴 20%

그 차이가 어디서 나오는지는 창업자 본인의 일하는 방식에 나와 있다. 실행의 80%를 AI에게 넘겼고, 코드는 이제 읽지도 않는다고 한다. 남긴 20%를 그는 이렇게 정의했다.

취향, 창의성, 방향, 그리고 AI를 다른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무언가로 이끄는 것.

예시도 직접 들었다.

누가예시
AI”이 기능 배포하고 A/B 테스트 돌려”
사람”B2C에서 B2B로 방향을 틀까?”

그러면 20년 경력에서 쌓인 게 뭐였나. 코딩이 아니다. 코딩은 오히려 AI에게 제일 먼저 넘겼다. 뭘 맡기고 뭘 내가 할지 정하는 판단이다. 그리고 그 판단조차 20년 내내 곱게 쌓인 게 아니라, 마케팅에서 한 번 크게 지고 청구서가 한 번 터진 다음에 알아낸 것이다.

우리가 가져갈 것

① 병목은 만들기가 아니라 알려지기다. 20년 경력자가 만들기에서 이기고 알려지기에서 졌다. 우리 쪽으로 옮기면, 사이트·시스템을 지을 능력이 병목이 아니라 이미 지어놓은 것이 알려졌는지가 병목이라는 뜻이다.

② 실패율 90%의 원인은 AI 성능이 아니었다. “성공을 좁게 정의할수록 잘 작동한다”는 후기가 핵심이다. 통째로 맡기는 순간 결과가 무너진다. 도메인 AI를 설계할 때 범위를 좁게 자르는 일이 성능을 올리는 일보다 앞선다는 실측 근거로 쓸 수 있다.

③ 위임의 경계선을 말로 못 박아라. 취향·창의성·방향·의미 부여는 사람, 실행은 AI. 추상적으로 들리지만 “A/B 테스트는 AI, B2C→B2B 전환은 사람”처럼 구체적 사례 쌍으로 적어두면 실무에서 바로 쓰인다.

④ 비싼 모델은 전략 자리 하나에만. 요청 대부분이 단순 작업이면 최고 모델은 낭비다. 다만 순서를 뒤집지 말 것 — 그는 먼저 최고 모델로 수요를 확인하고, 사용자가 붙은 다음에 내렸다. 그리고 내린 근거는 절약 의지가 아니라 “요청 대부분이 단순했다”는 사용 실측이었다. 자체 서버로 추론을 옮기는 판단도 같은 순서를 따라야 한다. 수요 확인 → 사용 패턴 실측 → 이관.

⑤ 태우는 걸 본인은 모른다. 월 14억을 태우면서 본인은 “투자받았으니 괜찮다”고 했고, 옆 사람이 “내가 보기엔 안 괜찮은데”라고 말해줘서 멈췄다. 비용을 보는 눈은 쓰는 사람 바깥에 두어야 한다는 뜻이다. 청구서 알림을 사람에게 붙이는 게 아니라 구조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

⑥ 과정 공개가 완성품 홍보보다 세다. 그의 최대 레버리지는 제품 소개가 아니라 실패와 청구서까지 공개한 다큐였다. 그리고 이 노드가 요약한 영상 자체가 그 다큐를 소재로 만든 국내 유튜버의 콘텐츠다. 공개한 과정이 남의 콘텐츠 소재가 되어 다시 퍼진다는 것까지가 이 사례의 완성이다.


한 줄

만들기는 싸졌고, 되게 하기는 안 싸졌다. 그 격차가 열에 아홉의 실패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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