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균·쇠 (Guns, Germs, and Steel)

본 운동에서의 자리

재러드 다이아몬드가 「총, 균, 쇠」(1997)에서 짚은 핵심 결. 본 책의 독창적 자리는 다이아몬드의 세 정복 동인(총·균·쇠)에 인공지능을 네 번째로 세우는 자리. 허구상품 노드에서 폴라니의 3대(토지·노동·화폐)에 데이터를 박았듯, 여기서는 다이아몬드의 3대 동인 옆에 AI를 세운다.

두 노드는 한 짝이다. 허구상품무엇이 상품화되면 안 되는가를 묻는 규범의 자리라면, 이 노드는 격차가 어디서 오는가를 묻는 설명의 자리다. 폴라니로 옳고 그름을 가르고, 다이아몬드로 격차의 기원을 짚는다.

핵심 결

다이아몬드의 질문은 단순하다. 왜 어떤 대륙은 다른 대륙을 정복했고, 그 반대는 일어나지 않았나. 1972년 뉴기니에서 정치인 얄리가 던진 물음 — “왜 당신들 백인은 그 많은 물건을 만들어 가져왔고, 우리는 못 만들었나” — 이 책의 출발점이다.

답은 인종도 지능도 아니다. 환경의 우연이다.

  • 작물 — 작물화할 수 있는 야생 식물은 지구에 고르게 퍼져 있지 않았다. 비옥한 초승달지대에 몰려 있었다.
  • 가축 — 가축화할 수 있는 대형 포유류는 더 편중되었다. 인류가 길들인 큰 가축 대부분이 유라시아에 있었다.
  • 대륙의 축 — 유라시아는 동서로 길다. 같은 위도를 따라 작물·가축·기술이 쉽게 퍼졌다. 아메리카와 아프리카는 남북으로 길어, 기후대를 가로지르느라 전파가 막혔다.

이 우연이 식량 잉여를 낳고, 잉여가 인구 밀도와 비생산 계급을 낳고, 그 끝에 국가·문자·기술이 누적된다. 그리고 정복의 세 도구가 놓인다 — (무기), (가축에서 옮은 전염병), (금속과 기술). 아메리카를 무너뜨린 최대 무기는 사실 총이 아니라 균이었다. 면역 없는 쪽이 먼저 휩쓸렸다.

다이아몬드의 결은 분명하다. 격차는 우열이 아니라 우연이다. 먼저 쌓을 조건에 있던 쪽이 앞섰을 뿐이다. 이것은 인종주의에 대한 정면 반박이다.

본 책의 네 번째 동인 — 인공지능

21세기에 우리는 네 번째 동인을 세운다.

인공지능. 데이터와 연산과 모델을 먼저 쌓은 쪽이 나머지를 압도하고 종속시킨다. 같은 운동 법칙이다.

  1. 동등성 — 총·균·쇠가 농경 시대 격차와 정복의 누적 동인이었듯, 데이터·컴퓨팅·AI는 21세기의 새로운 총·균·쇠다. 균이 면역 없는 쪽을 휩쓸었듯, 알고리즘은 데이터 없는 쪽을 잠식한다. 셋이 잉여에서 자라났듯, 넷째는 우리 모두의 흔적에서 자라난다.

  2. 구조적 우연 — 반인종주의의 연장 — 다이아몬드가 “유럽인이 똑똑해서가 아니다”라고 했듯, AI 격차도 누가 똑똑해서가 아니다. 데이터·자본·인프라의 출발 비대칭일 뿐이다. 그래서 AI에서 밀려난 사람은 무능한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배제된 사람이다. 이 자리에 본 책은 지능 무산자라는 이름을 댄다.

  3. 결정적 단절 — 운명을 넘어서는 자리 — 여기서 다이아몬드를 계승하되 넘어선다. 총·균·쇠는 지리적 운명이었다. 그 시대 사람은 대륙의 축을 바꿀 수 없었다. 그러나 새로운 총균쇠인 AI는 자연이 아니라 인공물이다. 인간이 만든 것이고, 그래서 그 소유 구조를 사회가 다시 선택할 수 있다. 허구상품의 “데이터는 나눌수록 커진다”와 만나는 자리가 여기다. 출발 조건은 우연이지만, 도착점은 선택이다.

  4. 토착 명명 — 품앗이 — 그렇다면 갈림길은 하나다. 새 총균쇠를 독점의 무기로 둘 것인가, 공유의 인프라로 되돌릴 것인가. 30년 운동이 토지·노동·화폐를 품앗이로 되찾아왔듯, 지능도 품앗이 한다. 품앗이와 AI를 한 말로 모으면 품아이다.

다이아몬드는 격차의 기원을 설명하고 멈춘다. 본 책은 거기서 한 걸음을 더 딛는다. 우연이 빚은 격차를, 선택으로 되돌린다.

폴라니와의 상보

허구상품 (폴라니)총·균·쇠 (다이아몬드)
묻는 것무엇이 상품화되면 안 되는가격차는 어디서 오는가
성격규범설명
AI에 대한 답AI는 상품화되면 안 되는 공유재다AI는 격차·정복의 새 동인이며, 그 격차는 능력이 아니라 구조다

두 자리가 합쳐질 때 비로소 한 문장이 완성된다. 지능 무산자가 생기는가는 다이아몬드가 답하고, 그를 어떻게 해방하는가는 폴라니가 — 그리고 품앗이가 — 답한다.

본 책에서 이 자리가 자라나는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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